글쓴이 Cassia
도쿄 출생 주님의바위교회 소속
1990년부터 섭리교회(세칭 JMS)에 다니고 있습니다.
51세 남성, 가족은 아내와 딸 2명
직업 : 제조업체의 원료 구매(여러 나라에서 여러 가지 물건을 사오는 일)
지금까지 방문한 국가: 18개국(아시아가 많고, 그 외 유럽,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등)
세계 평화를 원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던 중 섭리를 만났습니다.
젊은 시절에는 자신을 강하게 만들고 싶어 가라데와 합기도에 빠져 작은 대회에서 풀 콘택트 가라데 부문에서 준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싫어하는 음식이 없어 무엇이든 맛있게 먹을 수 있고, 어디서든 잘 수 있기 때문에 세계 어느 곳에서나 살 수 있습니다다.
좋아하는 것: 아이들과 노는 것, 독서, 스마트폰으로 사진 찍는 것.
“저 녀석은 변했어.”
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대사입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을 다니고 결혼도 하고 육아를 하다가, 오랜만에 옛 지인을 만나면 좋은 사람이든 나쁜 사람이든 세월이 지나니 누구든 변한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저 자신도 확실히 변한 것 같습니다. 사람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겪는 경험은 그만큼 영향력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제 인생 단 한 사람, 만날 때마다 ‘어떻게 이렇게 변하지 않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정명석 목사님입니다. 저는 이 분을 ‘선생님’이라고 부르고 있으니 여기에서도 그렇게 부르겠습니다.
정명석 목사님과의 첫 만남
정명석 목사님을 처음 만난 것은 18살 때였습니다.
저는 원래 기독교인은 아니었지만,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하나님이 이 세상을 창조하셨고, 그분이 인간에게 주는 메세지가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중고등학교 시절 세상의 여러 현실을 보면서 어느새 ‘하나님이 존재할 리가 없다’는 생각을 갖기 시작했고, 어딘가 모르게 하나님에 대한 반항적인 마음도 갖게 되었습니다. 뭔가 뻔한 이야기지만요.
그 무렵 저는 ‘전 세계 사람들과 교류를 하기 위해 종교에 대한 지식은 필요하지만, 내가 믿는 종교는 없다. 나는 종교를 갖지 않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런 생각이 굳어진 제가 대학에 입학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옛 지인을 우연히 재회하게 되었는데 그 만남이 계기가 되어 성경공부를 시작했고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에게도 너무나 ‘바른’사람
선생님을 만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받은 인상은, 사람에게나 하나님에게나 너무나 ‘올곧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 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제가 느낀 그분의 올곧음은 ‘성경’적인 올곧음이었습니다.
성경에서 예수님의 가르침은 정말 마음에 와 닿습니다. 그 말씀대로 살면 얼마나 멋진 사람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예수님 말씀은 맞지만 너무 옳아서 그 말씀대로 살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 같다.’라는 것이 저의 솔직한 심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만난 선생님은 늘 진지하게 예수님의 말씀대로 살려고 노력하셨고, 언제 만나도 하나님과 사람들에게(자신을 따르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나) 바르게 대하셨습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글을 읽으면서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저 자신도 ‘말씀대로 살면 나만 망가지고, 목숨이 수십개여도 부족할 것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목숨이 위태롭다거나, 지금 안 하면 회사가 망한다거나 하는 절박한 상황이 아니라면 보통 사람은 그렇게까지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선생님도 어딘가에서는 대충하거나 숨고르기를 하고 있을 거라고도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습니다.
일본에서 본 선생님의 모습
어느 날 선생님께서 일본의 한 체육관에서 하루 종일 사람들과 운동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그 날은 정말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큰 행사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였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도록 배구, 풋살, 농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었습니다.
당시 저는 행사 스태프였는데 하루 종일 선생님을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은 스포츠를 통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고 말씀하셨고, 또 스포츠를 통해 최대한 많은 사람들과 만나기 위해 정말 열심히 뛰셨고, 처음부터 끝까지 진지하게 플레이를 하셨습니다.
말 그대로 하루 종일 그렇게 스포츠를 통해 함께 해주셨습니다.
잠시 쉬는 시간이 되면 사람들이 선생님께 인사를 하러 오거나 상담을 하러 왔습니다. 쉬는 시간이 쉬는 시간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도 선생님은 모든 사람들을 똑바로 바라보고 계셨습니다. 그것도 웃는 얼굴로.
당시 선생님은 50대 후반이었고 계절은 여름이었습니다. 보통 사람 같으면 탈진이나 과로로 병이 나서 입원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왜 그렇게까지 하실까 궁금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이 사람이 지금 아니면 하나님과 영원히 인연을 맺을 수 없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시기 때문이라고 하셨습니다. 선생님은 하나님에 대한 마음, 사람에 대한 마음을 이렇게 행동으로 표현해 오셨습니다.
행사의 모든 프로그램이 끝나고 모두와 인사를 나눈 후, 선생님은 잠시 탈의실로 가셨습니다. 선생님은 그곳에 들어가자마자 벤치에 쓰러지셨습니다. 말 그대로 체력이 바닥이 난 것이었습니다.
그때는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몸을 일으켜 세울 수조차 없는 상태셨습니다.
그래도 다시 사람들 앞에 나오셨을 때 선생님은 웃고 계셨습니다. 하지만 그 미소를 지탱하고 있던 것은 ‘모두를 걱정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마음이었을 것입니다.
물론 이런 선생님의 마음이 모든 사람들에게 전달된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선생님의 곁을 떠나는 사람들이 지금까지 적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선생님께서 상처받는 일도 적지 않았습니다.
변하지 않기 위한 노력
선생님은 제가 처음 만났을 때와 조금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인간은 세월이 흐르면 당연히 몸도 마음도 그 만큼 변합니다. 그러나 선생님의 마음은 예전에 비해 한층 더 깊어진 것 같습니다. 그 변함없는 선생님의 모습이 제게는 매우 크고 중요한 의미였습니다.
저는 물건을 만드는 회사에서 일을 해왔습니다. 고객에게 제품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변질되지 않는 것이 품질에 대한 기본 전제조건입니다. 예를 들어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다음 날 변질되어 있다면, 그 음식에는 더 이상 손이 가지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다시 살 지도 고민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음식뿐만 아니라 무언가를 구입할 때 일정 기간 변질되지 않는다는 품질의 보장이 필요합니다. 변질되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중요하죠.
선생님께는 그분이 변했다고 해도 아무도 뭐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선생님은 그때 체육관에서 진지한 표정으로 달리던 모습이 지금과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그것이 제가 오랫동안 선생님과 함께 할 수 있던 이유입니다.
사람이 하던 사업이 번창하면 욕심이 많아지고, 사람을 믿지 않게 되고, 이기적으로 변하여 실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건 또한 시간이 지나면 변하기 때문에 기존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제 생각엔 사람이 변하지 않기 위해서는 더 큰 노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사람의 마음이란 정말 변하기 쉬운 것이니까요.
선생님이 사람들 앞에서 성경 말씀을 전하기 시작한 지 45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선생님은 변하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오신 것 같습니다. 그 노력이 어떤 것이었는지 다 알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런 노력은 단순히 변하지 않는다는 결과로 끝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것은 어떤 때는 사람들에게 신뢰와 진실성으로 혹은 따뜻함으로 다가가기도 하고, 어떤 때는 흔들리지 않는 굳건함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그런 선생님을 보면 ‘아, 나도 저렇게 살아야지’라고 생각하게 되죠.